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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천천히 걷는 사람이다..그러나 뒤로가지는 않는다..

    • Profile
      • infree™-秀珉/오연경
      • 2005.03.08 - 22:31 578 6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내가 지각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도 남보다 늦었고 사회진출도, 결혼도 남들보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 정도 늦은 편이었다.
    능력이 부족했거나 다른 여건이 여의치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이렇게 늦다 보니 내게는 조바심보다 차라리 여유가 생긴 편인데,
    그래서인지 시기에 맞지 않거나 형편에 맞지 않는 일을 가끔 벌이기도 한다.
    내가 벌인 일 중 가장 뒤늦고도 내 사정에 어울리지 않았던 일은
    나이 마흔을 훨씬 넘겨 남의 나라에서 학교를 다니겠다고 결정한 일일 것이다.

    1997년 봄 서울을 떠나 미국으로 가면서 나는
    정식으로 학교를 다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남들처럼 어느 재단으로부터 연수비를 받고 가는 것도 아니었고,
    직장생활 십수 년 하면서 마련해 두었던 알량한 집 한 채 전세 주고
    그 돈으로 떠나는 막무가내 식 자비 연수였다.
    그 와중에 공부는 무슨 공부. 학교에 적은 걸어놓되
    그저 몸 성히 잘 빈둥거리다 오는 것이 내 목표였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졸지에 현지에서 토플 공부를 하고 나이 마흔 셋에
    학교로 다시 돌아가게 된 까닭은 뒤늦게 한 국제 민간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얻어낸 탓이 컸지만, 기왕에 늦은 인생,
    지금에라도 한번 저질러 보자는 심보도 작용한 셈이었다.

    미네소타 대학의 퀴퀴하고 어두컴컴한 연구실 구석에 처박혀
    낮에는 식은 도시락 까먹고, 저녁에는 근처에서 사온 햄버거를
    꾸역거리며 먹을 때마다 나는 서울에 있는 내 연배들을 생각하면서
    다 늦게 무엇 하는 짓인가 하는 후회도 했다.
    20대의 팔팔한 미국 아이들과 경쟁하기에는 나는 너무 연로(?)해 있었고
    그 덕에 주말도 없이 매일 새벽 한 두시 까지 그 연구실에서 버틴 끝에
    졸업이란 것을 했다.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무모했다.
    하지만 그때 내린 결정이 내게 남겨준 것은 있다.
    그 잘난 석사 학위? 그것은 종이 한 장으로 남았을 뿐,
    그보다 더 큰 것은 따로 있다.
    첫 학기 첫 시험 때 시간이 모자라 답안을 완성하지 못한 뒤
    연구실 구석으로 돌아와 억울함에 겨워 찔끔 흘렸던 눈물이 그것이다.
    중학생이나 흘릴 법한 눈물을 나이 마흔 셋에 흘렸던 것은
    내가 비록 뒤늦게 선택한 길이었지만
    그만큼 절실하게 매달려 있었다는 방증이었기에
    내게는 소중하게 남아있는 기억이다.
    혹 앞으로도! 여전히 지각인생을 살더라도
    그런 절실함이 있는 한 후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By 손석희


    //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은 이야기였습니다. ^^
    // 무언가에 절실하게 매달려 본 기억...
    // 그 열정을.. 잊고 살은게 아닌가 싶었답니다....
    // 지금부터라도 화이팅.. 하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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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속의 상처 - 옮긴 글hans
    • infree™-秀珉/오연경 8
      infree™-秀珉/오연경

      짧은 찰나의 시간을 붙잡아.. '追憶'이라 이름짓다...

       

      살면서.. 지나가는 그 순간순간의 기억들을

      사진이란 추억으로 남겨두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깨닫습니다.

       

      그 순간들을... 그 추억들을...

      좋은 인연들과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드려봅니다.

       

      앞으로도 다가올 그 소중한 시간들이...

      영원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지길 바라며....


      2008년.. 어느날...

      http://infre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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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6

    • 0
      블루투/전창종
      2005.03.08 - 22:36 #170043
      아주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
      손석희씨를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어찌보면 지금 저에게 많이 위로가 되는..
      ㅎㅎㅎㅎ 예전에 제가 어릴적에 큰아버님은 늘 저한테 이러셨어요..
      너는 대기만성형이니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고..
      그래서 저는 버릇처럼 늘 여유만만이죠.. ㅎㅎ
    • Profile 0
      롬망제/李廷鎬
      2005.03.08 - 23:04 #170044
      용기있는 도전이었네요...
      사랑도 일도 인생도 올인할때가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것 같습니다
      특히나 사랑에서는 뒤돌아보지도, 후회도 하지않는 올인을~
    • 0
      반달이/황일현
      2005.03.08 - 23:28 #170045
      롬망제님이 말씀.. '사랑에서는 뒤돌아보지도, 후회도 하지말라는..'
      그거, 어려운건데... -.ㅜ
    • 0
      수와실(남욱원)
      2005.03.08 - 23:53 #170046
      이 사람, 젊은 나이에 MBC사의 국장으로 승진했다는 데...
      우보(소걸음)의 결실인가요.
    • 0
      옛풍(박경식)
      2005.03.09 - 00:13 #170047
      속으로 삭혀서 풀어낼게 많은 사람. ^^
    • 0
      nubija™/연학봉
      2005.03.09 - 11:56 #170048
      제가 좋아하라는 글이네여....^^ 멋있는 사람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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