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라 부산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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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뉴스②]사직구장 응원 3종세트 엿보기신문지·봉투·맥주병 필수…‘아주라~’사투리 느낌 팍~
사직구장을 찾은 연인이 주황색 비닐봉투에 바람을 가득 채워 만든 응원용 모자 쓰고 있다.
부산 사직구장에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응원 3종세트가 있다. 도구 3종 세트, 구호 3종 세트가 바로 그것이다. 각 3종세트의 기원을 조사해 봤지만 대부분 아무도 모르는 자연발생적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도구 3종세트-신문지, 비닐봉투, 맥주병
신문지는 이제 사직구장 응원의 대명사가 돼 버렸다. 신문지를 찢어 총채처럼 흔들며 응원하는 것인데, 누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랜 팬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신문지 응원의 등장은 1990년 전후반으로 추측되는데, 당시에는 지금처럼 총채 모양이 아니라 그냥 구겨서 흔들어대는 정도였다. 이후 신문지 응원이 눈길을 끌면서 하나 둘 찢는 사람이 생겼고, 현재는 신문지를 절반으로 접고 접힌 반대쪽 면에서 폭 3∼4㎝로 잘라 동그랗게 말아붙이는 정석 제작법까지 자리잡았다.
주황색 비닐봉투를 머리에 쓰고 응원하는 관중은 지구상에 단 한 팀 롯데 응원단 뿐이다. 2006년 롯데건설이 주황색 비닐봉투에 광고 문구를 찍고 롯데 구단 쪽에 쓰레기 봉투용으로 경기당 1만 장씩 후원을 하면서 사직구장에 처음 선을 보였는데 관중 일부가 장난삼아 바람을 넣어 머리에 쓴 것이 깜찍한 외형으로 인기를 얻어 급속도로 확산됐다.
맥주병 응원은 최근에 생겨 조금씩 동참자를 늘려가고 있다. 2리터짜리 맥주 PET병을 다 비운다음 두 개를 두들겨 소리를 내는 것이다. 막대풍선 응원을 하지 않는 사직구장에서 맥주를 좋아하고 소리 응원을 동경하는 소수 팬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구호 3종세트-아주라, 마, 어느 날
야구팬들 중에 ‘아주라’가 무슨 말인지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이 줘라’는 뜻의 부산 사투리다. 파울 타구가 관중 석으로 날아가면 어김없이 터져 나온다. 최근에는 도망가는 일부 철없는 어른 팬들을 향해 ‘니해라(너 가져라)’는 변형 구호가 종종 나오기도 한다.
상대 투수가 견제구를 던질 때 지르는 ‘마’는 ‘야, 임마’의 줄임말이다. ‘마’라는 한 음절에 ‘야, 임마. 왜 쓸데없이 견제구나 던지고 있냐’라는 문장이 축약돼 있는 것이다. 이는 탤런트 유퉁과 일명 ‘살살이’로 대표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사설 응원단장 시절, 그들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추측된다.
사직구장 초보자들에게 제일 신기한 것이 ‘어느 날’이다. 상대 타자를 삼진으로 잡으면 ‘빰빠라 빠라빠빠 빠빠빠’라는 멜로디에 이어 관중들이 다같이 ‘어느 날∼’을 외치고는 뚝 끊어 버린다. 도대체 무슨 뜻인지, 왜 하는 지 당황스럽다. 잘 들어보면 이는 그룹 ‘위치스’의 노래 ‘떳다 그녀’의 첫 소절이다. 왜 ‘어느 날’까지만 부르고 뚝 끊는 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 이유 없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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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뉴스③]롯데 사직구장… 3만명 입모아 ‘부산 갈매기’ 프로야구 롯데와 삼성의 시즌 4차전이 열린 26일. 경기 시작 4시간 전인 오전 10시 사직구장 인근의 부산 지하철 ‘종합운동장’ 역에서 만난 이정화(22·여)씨 일행 4명을 뒤따르며 사직구장에서의 하루를 직접 경험해 봤다. 부산 시내 D대학 보건행정과 동기인 이들은 학과 MT를 사직구장에서 보내기로 하고 40여 명의 인원을 대표해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선발대로 나선 길이었다.
▲줄 서서 기다리며 토론
지하철 출입구를 빠져 나오자 대로변에는 이미 상당수 사람들이 사직구장을 향해 잰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10분 만에 도착한 사직구장에는 출입구마다 이미 긴 줄이 이어져 있었다. 2층에서 시작된 줄은 긴 통로를 돌아 1층까지 닿았다. 입장까지 남은 시간은 50여 분. 일행은 광장에서 무료 배포 중인 지역신문이나 정보지를 받아 챙겼고, 스포츠신문을 사서는 전날 경기의 기록지를 꼼꼼히 보며 복기하면서 경기 내용에 대해 토론을 했다.
▲자리잡기, 신문지 총채 만들기
오전 11시 마침내 입장이 시작됐다.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으로 1루 일반석 쪽은 거의 100m 달리기 경주다. 일행은 일사분란했다. 응원단상 오른쪽 상단에 도달해서는 한 명은 잽싸게 신문지를 의자 위에 깔았고, 한 명은 응원 피켓을 순서에 맞게 배치했다. 또 다른 한 명은 아예 접착 테이프로 40석 주위를 둘러싸 마치 포토라인처럼 그들 영역의 경계를 지어버렸다.
‘영역확보’가 끝나자 약속이라도 한 듯 자리에 앉아 곱게 신문지를 찢었다. 사직구장 특유의 신문지 응원도구를 만드는 것이었다.
▲4회 부산갈매기 합창
1회초 삼성의 공격이 끝나고 조지훈 응원단장이 흰 두루마기 차림으로 단상에 오르면서 그 유명한 롯데 응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수근이 볼넷을 골라 나가자 마치 점수라도 올린 듯 신문지를 흔들어 댔고, 2루 도루 성공과 함께 너도 나도 ‘정수근’을 연호했다. 조성환이 투수가 던진 공에 맞자 3만 명이 입을 모아 “마!”라고 상대를 꾸짖었다.
4회초 삼성의 2득점으로 뒤집어면서 잠시 동요가 일었으나 그도 잠시 뿐, 4회말 롯데가 곧바로 가르시아의 2루타로 동점, 박현승의 적시타로 재역전을 시키자 그 유명한 ‘부산 갈매기’가 터져나왔다. 6회 다시 소강상태에 빠지자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파도타기가 시작됐다. 1루 응원단상 쪽에서 시작된 파도는 사직구장을 4바퀴나 돈 뒤에야 멈췄다.
▲8회 비닐봉투 쓰기
롯데는 7회 동점을 허용하고 8회 다시 1실점해 재역전을 당했다. 그러나 주저앉는 이는 없었다. 순식간에 주황색 비닐봉투가 배포됐고, 8회말 1사 1,2루에서 중심타자 이대호, 가르시아 타순으로 연결되자 주황색 비닐풍선이 물결쳤다. 9회말 투 아웃. 승리의 희망이 사실상 사라졌지만 돌아온 영웅 마해영이 큼직한 타구로 좌익수 플라이 아웃되는 장면에도 그들은 만족하며 엉덩이를 털었다. 머리 위에 있던 봉투에는 이미 쓰레기가 가득 담겨 출입구 쪽에 모아졌다.
거나하게 취해 있는 사람들, 목이 쉰 사람들, 얼굴이 빨갛게 익은 사람들, ‘롯데’를 연호하는 사람은 있어도 실망하는 이는 없었다. “지면 어떻습니꺼. 재미있었으면 됐지. 내일은 이기겠죠. 좀 더 일찍 나와야 합니데이.”
사직=김동환 기자
============= 모여라 부산갈매기…사직구장 매표 36분만에 매진 ======================================
사직구장에 또다시 만원 관중이 찼다. 이번엔 매표 시작 36분 만에 표가 동났다. 참으로 못 말리는 ‘부산 갈매기’들이다.
25일 열린 롯데와 삼성의 경기. 매표는 오후 3시 30분에 시작됐다. 예매분 1만 6000장은 이틀 전에 이미 다 팔린 상황. 매표소 앞에는 남아 있는 1만 4000장을 선점하기 위한 팬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4시 6분. 매표소 직원이 큰 소리로 외쳤다. “매진입니다!” 여기저기서 안타까운 함성이 흘러나왔다.
롯데는 이 날까지 홈에서 8경기를 치렀다. 이 가운데 4경기가 만원. 홈 개막전인 1일 SK전은 2시간 10분 만에 매진됐고, 주말 경기였던 12일과 13일 KIA전은 각각 2시간 30분과 1시간 45분 만에 표가 다 팔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1시간도 안 걸렸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경기 1시간 전에 이미 70∼80가 메워진 관중석을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저것 보세요. 외야까지 저렇게 꽉 찼는데, 어떻게 롯데가 무섭지 않겠습니까. 세계 어디에도 이런 곳은 없습니다.”
물론 롯데가 평일인 금요일에 3만 관중을 동원한 비결은 따로 있었다. 선수들이 우승 당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는 ‘어게인 1984’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관중들도 84년 입장 요금(2000원)을 내고 입장할 수 있었으니, 안 그래도 달아오른 야구 열기에 불을 붙인 셈이었다.
사직=배영은기자 yeb@donga.com
============= 야구 게임의 백미 이날 25일 사직 경기 제 10회를 찾았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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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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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ge/...홍민재2008.04.30 - 00:42 #200547대전은 이런거 없나요? 너무너무 멋지고 짜릿하네요...소름돋을정도로 뇌살적인 흥분이 기분을 좋게 합니다....
롯데가 대전에 올때 한번 가보고 싶네요... -
helico/이학성2008.04.30 - 09:50 #200549오늘 정모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입전에 야구장 선약이 있어서 야구 경기 보러 갑니다.
부산갈매기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즐겁게 응원하고 올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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