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에 관한 두 가지 진실..

첫 번째 진실: 뱀 나올까 무서워!!
탑정에 일몰 사진을 찍으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사진을 통해 만난 분들과의 출사라 기꺼움에 들떠 일몰까지 화기애애한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석양이 곱게 물드는 것을 보며 명당에 삼각대를 펴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는 넝쿨진 풀숲을 헤칠 용기가 안나 다른 분보다 세 걸음쯤 뒤에 자리하고 있었고요.
세분 모두 남자라서 내려앉는 태양 가까이로 성큼성큼 가시더군요.
저도 붉게 물들어 가는 석양으로 렌즈를 물들이며 열심히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가진 렌즈의 한계(24-70) 때문에 생각만큼 지는 해가 크게 담겨지지 않았습니다.
몇 걸음 앞서나가 찍으면 좀 나을 수도 있으련만
우거진 풀숲사이로 불청객(배~애앰)이 나타날까봐 나설 엄두를 못 내고 있는데
옆에서 열심히 찍으시던 그 분이 저를 보시곤 이미 알고 계신 듯 "풀 때문에 못 들어오지?" 하시는 겁니다.
그리곤 홍길동보다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선 앞의 풀들을 밟아 평지를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이젠 들어와서 찍어'
잠시의 감동..
사실 그분은 제 언니의 스승이기도 하셔서 존경하면서도 늘 어려운 분이었습니다.
참 교육자로서 평생을 교단에 헌신하신 그 분에게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말이 앞서는 세태에 말보다는 행동으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시는 그 분..
모두가 앞을 보고 내달을 때 주변을 헤아리며 배려해주는 것은 생각은 쉬워도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덕목이거든요.
찰나에 일어난 사건이었지만 저 자신을 돌이켜보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분과 저는 같은 사진 동호인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분과 같은 동호인이구요.
저는 그것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앞만 보고 치닫지 말고 한 템포 쉬며 주위를 아우르는 것.
제가 따라하고 싶은 삶의 모습입니다.
두 번째 진실 - 엽기적이 되어가는 그녀
요즘 갤러리에서 보는 하늘은 전보다 선명한 파란색입니다.
점심을 먹고 지족동 구)선병원 맞은편을 지나는데 천변에 코스모스가 만발한 것이 보였습니다.
'아하!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코스모스를 찍으면 멋지겠다.'그런 생각으로 급하게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들고 나섰습니다.
파란 하늘에는 아직도 맺힌 한(?)이 많기에 제대로 찍어보기로 스스로 포부를 키웠습니다.
하천으로 내려가니 위에서 보는 것보다 코스모스가 성글게 있어 약간은 실망이었습니다.
그래도 습관처럼 몇 컷을 찍어댔습니다.
그러고는 하천을 바라보는데 하천 물줄기를 타고 색동옷을 입은 물뱀(길이는 약40cm정도)이 유유히 헤엄을 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일광욕이라도 하듯이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온 몸을 물위에 둥둥 띄운 채 꼬리를 휘저으며 가는 폼은 우아하기까지 했습니다.
<그 좁은 반석천에 뱀이라니... 생태 하천이 맞긴 맞나 봅니다.>
"어머, 어머"하다 보니까 이미 저만치 가버렸고
순간 무섭다기보다는 저걸 찍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컷습니다.
쫓아 달려가서 찍을까도 생각했지만 구두를 신고 자갈밭을 뛴다는 것이 영~~
저만치 멀어졌을 때 그래도 꼬리라도 찍어두려고 셔터를 누르긴 했는데
집에 와서 아무리 봐도 희미한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흔하지 않은 특종이었는데...
돌아오는 내내 카메라에 담지 못한 아쉬움을 '저런 컷을 놓치다니 난 아직도 멀었어.'하며 자책만 늘어놓았습니다.
비 오는 날, 지렁이만 봐도 징그럽다고 피하는 제가 뱀을 찍겠다고 쫓아갈 생각을 하다니요?
그것도 총천연색의 옷을 입은 화려한 뱀을!!! (독사일 확률 99.9%로 추정)
불과 얼마 전의 탑정에서의 일을 생각하면 너무 빨리 엽기적으로 변하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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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독사의 계절.
사진을 찍으러 풀숲을 헤치다가 비얌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갑자기 그것이 염려됩니다.




피오나 님의 최근 댓글
오랜만입니다. 이제는 댓글 달기도 멋쩍어져서.....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참석합니다. 설마... 중도에 폭파 될 일은 없겠지요? ^^* 2011 11.04 여분의 자리가 있나요?참석하고 싶습니다. 2009 09.08 권장 도서 3종 셋트 주문합니다. 2009 02.11 뒷동산님. 그쪽 동네 무척 그립습니다.7시 전에 노래방비가 4,000원 이라니...요즘 배운 신곡 테스트하러 함 가봐야겠어요. ^^*모든 분들의 미끼(?)는 이해가 가는데오내사님과 노래방은 좀~~..한번도 들은 적이 없어서리 매치가 안되네요.저도 모두 뵙고 싶네요.맛갈나는 글 재미있게 봤습니다. 2009 01.22 어떤 책일지, 무척 기대됩니다. 간만에 아베스에 간다니 유쾌한 분위기가 그려지고... ^^* 참석합니다. 2008 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