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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충에 올렸던 티벳 여행기 입니다.

      • nomop(정구철)
      • 2003.07.04 - 00:54 557 6
    대충에 올렸던 여행기 인데요... 오늘 매목스터디 이야기중 들었는데...
    그러고 보니 이곳에는 올리지 않았더군요...
    사실 라싸 잠입기 보다... 탈출 스토리가 더 극적이기는 한데... 대충에서는 인기가 별로 인듯 하더군요... 생각해 보니...
    스토리가 넘 길구 복잡해서... 겪고난 저야 극적인 스토리이기는 하지만... 말로 풀기 쉬운 스토리는 아닌듯 합니다.
    여행기 다섯편을 써놓았던게 있는데요. 중국에서 회보를 만들면서 썼던 글들입니다.
    호응이 좋으면 다른 글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내안으로의 여행, 라싸...






    북경아저씨가 나보고 자꾸 말을 걸기는 하는데... 도대체 알아 들을 수가 없다. 옆의 사천아저씨도, 르씬 일본 친구도... 그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알수가 없다.

    다시 기억이 나는 부분으로 돌아서... 북경아저씨가 이상한 에프킬라통 같은 물건을 들고 왔다. 그리곤 주사기 호스같은 것을 쭈욱 빼더니 내 코에다 꽂아 넣는다. 그리고 한 1분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하늘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이다. 수증기까 뿌옇게낀 창문이 갑자기 투명해지면서 세상 모든게 내 두 눈속으로 몰려 들어오는 듯 한 느낌. 정말 상쾌하다.

    그때서야 비로소 정신이 들었던 모양이다. 다시 말을 하기 시작하고, 그리고 비로소 주위 사람들이 하는  말도 기억이 나기 시작한다. 사람들 하는 말은 이랬다. 지난밤, 그러니까 20시간 정도 전에 밥을 먹고나서 부터 나는 택시 뒷편에서 쭈그려 자기 시작했고, 언제 부턴가는 전혀 움직이지 않더라는 것이다. 이상하게 여긴 사람들이 말도 걸어 보고, 별짓을 다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내 대답이... 중국어와 영어 섞어 놓은 신기한 언어를 떠들어 댄다거나, 가끔씩 숨을 안 쉰다거나... 등등의 정말 이상한 상태 였단다.... 그때서야 기억 파편들이 조금씩 드러나는 듯 했다. 그리고 내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도 그때 알았다.
    바로 가이드 북의 그 고산병이... 나에게 온 것이었다.


    그 산소통(에프킬라 같이 생긴)덕분에 정신은 더 없이 맑은 것 같았다. 하지만, 또한 그 산소통 덕분에, 내 다른 신체 기관들도 제 기능을 하기 시작 했다. 그리고 그것은... 그 동안 쌓였던 내몸의 문제들을 일시에 폭발시키고 있었다. 다른건 그런대로 참을만 했다. 그러나 위통..... (지금까지 위에 문제를 겪어 본적이 없는 나에게는 엄청난 고통 이었다)... 위가 찢어 지는 것만 같았다.... 정말 아파 죽는줄 알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는 고통... 이걸 뭘로 표현하랴.... 정말 너무아파서...

    들은 이야기로는 이랬다. 내가 20여 시간동안 전혀 움직이지 않자... 동승한 북경아저씨와, 사천아저씨가 걱정이 됐었나 보다. 그래서 그들의 고맙지만 그 끔찍한 친절이 시작 되었으니...... 그들이 가진 모든약을 내 입속에 쓸어 넣어버린 것이었다. 계산해보니... 강심제 앰플2병, 강심제정 3알, 두통약 2알, 알수 없는약 2알, 포도당 앰플 2병 이었다.... 문제는 내가 20시간 동안 아무것도 , 물 한모금도 마시지 않았고, 그나마 20시간 전의 식사도, 빠오쯔 세조각만 입에 대고 말았다는 사실이다....거의 하루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그 많은 약을 쓸어 넣었으니... ... 하여간 정신이 다시 들었던 나는 위통때문에 다시 차 뒷편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있어야 했다. 자꾸 북경아저씨가 산소통을 내 코에 들이대려 했지만... 이건 산소 문제가 아니었다. 정말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나올려구 그랬다...

    택시는 어느 다 무너져 가는 식당 앞에 섰다. 탕구라산(고도 약5300m)을 대부분 넘어 왔다고 한다. 남들은 식당으로 잘만 걸어 가는데...
    뇌를 제외한 곳은 산소가 아직도 부족한가 보다... 다리와 팔이 제 멋대로 논다... 다리가 힘이 풀려서... 무슨 장식품 달고 다니는 것 같다... 팔은 아픈배를 쥐어 보려고 노력했는데... 역시... 이 것도 장식품 같다... 자기 맘대로 논다. 어렵게, 정말로 어렵게 탁자 앞에 앉았다. 그리고 팔도 탁자 위에 올려 놓았다.

    수염이 길게난 장족 할아버지가 와서 뭘 먹겠냐고 묻는다. 다른 사람들은 이것 저것 잘도 주문을 하는데... 결국 나만 남았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가 잔잔한 미소와 함께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그런데... 도저히 뭘 먹을 기분이 나지 않는다. 다 넘어 올듯한...
    그걸 알아 차린건지... 장족 할아버지가 알았다면서 그냥 가버린다. 그래도 뭘 먹어야 속이좀 가라앉을텐데... ...줸장... 그냥 가버리다니....

    다른 동행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참후, 그  장족할아버지가 두손에 큰 잔을 들고 왔다, 그리곤 나한테 제일 먼저 그 대접을 주는 것이었다. 버터차 란다. 고산병에 좋다면서.

    ... ... 보아하니... 속에 부담은 가지 않을 것 같다. 돈이 문제 겠나... 할아버지가 너무 고맙다.
    야크젖으로 만들었다는 버터차... 느끼하기는 하지만서도... 마실만 하다. 속이 따듯해 지는것 같다.
    금새 한대접을 해치웠다. 다른 사람들도 찬이 와서 밥을 먹기 시작한다. 나도 다시 버터차를 한 대접 시켜서 금새 또 마셔 버렸다. ...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밥을 먹고 있다. 흐느적 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먼저 일어 선다. 식당 옆 경치가 훤히 뚫린 곳으로 미끄러져 간다...
    할아버지가 날 봤는가 보다... 황급히 오더니 비닐 봉지에 담긴 버터차를 내게 쥐어 준다... 그리고는 너무 잔잔한 미소와 함께 건넨 한마디...

    ......................慢慢走, 去不了
    (천천히 가요, 안그럼 못가요)

    그리고는 손을 흔들어 주면서 떠난다.
    큰 돌에 걸터 앉아서 눈앞에 펼쳐진 산들과 고원초원지대들을 바라본다.
    정말 아름답기도 하다. 하늘은 왜이렇게 푸르냐....
    ................
    ..................
    ...........
    ..................

    참 비참하다..... 눈물이 왈칵나온다....
    할아버지 말이 그렇게 마음에 찔린다.
    말로는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탕구라산 때문 일까? 아니면 그동안 살아온게 후회가 되서?...
    수만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그리고 끝도 없는 후회.... 무엇하나 남길 것 없는 나 자신에 대해서........
    내가 무언가 잘못 살았던게 확실하긴 확실한가 보다....
    ......
    ........
    ......
    짧은 시간 이지만 이번 여행보다 더 길었던 내 자신 안으로의 여행을 끝내고,
    나는 택시로 돌아갔다.
    탕구라산의 모습은 꼭 찍고 싶었지만... 손이 ... 내손이 아니었다. 이건 너무 후회가 된다.
    하지만 마음은 너무나도 가벼웠다. 그리고 버터차 덕분인지... 속은 엄청난 속도로 평화를 찾아가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우유는 알칼리성이다... 중화가 좀 됐었나 보다. 몸도 조금씩 뇌의 말을 듣고 있었다...
    물론 상태는 다시 나빠져서 라싸에 도착하자마자 병원신세를 져야 했지만,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인생의 교훈 덕분에...
    라싸에서는 물리치료 환자처럼 아장아장 걸어 다녔답니다. 그래서 잊지 못할 도시 라싸는 구석구석 제 기억속에 남있답니다.

    하나씩 하나씩 여행을 정리해 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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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6

    • 0
      nomop(정구철)
      2003.07.04 - 00:55 #153708
      다음이야기는

      '불의땅 투르판, 그리고 눈물의 샘'
      입니다. 많이많이 기대해 주시길.
    • 0
      윤기룡(세이노)
      2003.07.04 - 01:17 #153709
      기대 만빵...
    • 0
      이일용(들개)
      2003.07.04 - 01:30 #153710
      아 아까 그 ..
      무지 고생했군요. 소설을 읽는 듯한 흥분도 있구요.. 참으로 하기 힘든 경험들인데
      참 부럽습니다.. 아니 부러운건 노맘님에 모험심과 용기 입니다..
      다음 이야기도 무지 기다려 지는 군요..
    • 0
      혜산진RCN(이병민)
      2003.07.04 - 10:23 #153711
      고등학교 국어책에 나오는 여행기 같아요...재밌습니다...다음편도 올려주세요^^
    • 0
      유요한(john yu)
      2003.07.05 - 17:21 #153712
      다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내 안으로의 여행이라, 부럽네요. 저는 여행을 많이 못해봤기 때문에.
      좀 고생이 되더라도 여행을 많이 해보고 싶네요...
    • 0
      디새
      2003.07.07 - 08:27 #153713
      제가 이번 8월 중순에 티벳에 갈려고 합니다
      카메라 d-100을가지고 가는데요 전기사정은 어떤지요 빠데리 충전은 마음대로 할수 있는지요
      그리고 약이나 그외에 꼭 준비해야할것은 무엇인지요
      좋은 의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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