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에게 대들어 보기......1년전의 열정
침대에 가부좌를 하고 오늘 할일을 생각해 본다..........
(이런 사진에 대한 생각 밖에 안떠오르네)
어디에 가서 오늘의 사진을 시작할까나 고민스럽다.........
나는 자기 전에 일출 사진 찍을 곳을 미리 정하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베란다에 간 후에 구름 상태를 보고 일출 장소를 결정하는게 습관적이다.
올해 들어 흐리거나 눈비 온 날을 빼고, 아침에 일출 사진 찍으러 못나간게 3일이나 된다.......
이제는 첫 일출 사진 찍을때의 감동이 밀려 오지는 않지만, 일출 사진을 찍지 않으면 하루의 시작이 잘못되는 것처럼 느껴지니 큰 병이 도진 것이다.......
특히 요즈음은 바다에서의 일출 보다는 주로 산에서의 일출을 찍고 있다.
그래서 산에서 일출 사진을 찍기에 적당한 장소를 생각해 본다.
청대산 몇 번 찍었고, 미시령도 몇 번 찍었고, 아참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신선대에서의 일출 사진을 찍지 않았구만.
결정했다....신선대로
속초에서 신선대를 오르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화암사 수바위(쌀바위, 거북바위라고도 함)쪽으로 오르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미시령 올라가는 도로에서 오르는 길이다.
그 중에 미시령 길에서 오르는 산 길은 급경사길이다......그러나 시간은 단축된다.
그래 미시령 길로 올라보자...........
이렇게 하여 가뿐 새벽 숨을 고르며 머리에 전등을 켜고 오르기 시작한다.
이른 아침에 혼자 산에 오를때는 약간의 무서움을 느낀다.
헐떡거리며 20여 분을 오르니 멀리 신선대가 보인다.
아무도 없는 이른 새벽에 나 혼자만이 저 곳을 향해 가고 있다는 약간의 희열감을 느꼈다.
그런데 능선 가가이 오를수록 바람이 강해지는게 소리로써 느껴진다.
바람 무섭지 않다.
태풍 매미가 왔을때에도 산에 오른 내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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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이 미시령 도로가 있는 방향으로 끝 없는 절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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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한이 있어도 물러 설 수 없다는 굳은 각오를 하고 걸음을 옮겨 보았지만, 휘청.........
이런 바람에 중심을 잃으면 천길 땅떠러지로 자유 낙하하게 될 것이다.
엎드려서 네 다리로 기어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겨 놓고 있는 찰나에........
아뿔사!
주머니에서 빠져 나간 헤드 램프가 강풍에 바위를 구르면서 절벽 아래로 떨어져 버렸다.
주머니에서 떨어진 순간 잡으려고 하다가 중심을 잃을것 같아 다리와 팔을 바위에 고착시키고 있었다.
그저 멀건이 보고만 있었다.
(에구구궁.........E마트에서 거금 43000원 들여서 산 건데....)......
바람이 얼마나 강한지 낙하산 타고 내려 오는 사람 얼굴이 이그러지는 것처럼 내 얼굴이 이그러져 있다는게 느껴진다.
몇 걸음 더 옮겼으나 절벽 끝 부분까지는 도저히 갈수가 없었다.......
바람이 불때에 바람도 숨을 고르듯 순간적으로 약해질때가 있다.(약 1초 이하의 짧은 순간이지만)...
이 때를 이용해서 발걸음을 옮겼지만 더 이상 앞으로 가는것을 신선대의 신선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되돌아 나가는 것두 쉬운 일은 아니었다.
사진에서 보는 소나무 정도로 엎려서 겨우 겨우 내 몸을 지탱할 정도의 장소에 왔다.
그런데 이런 해가 뜨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일어서서 해를 찍는건 불가능.........
그래서 앉아서 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워낙 흔들리기 때문에 ISO200에 조리개 우선 모드로 1/180s로 맞추었다.
사진 몇 장을 겨우 찍고 또다시 눈물을 머금고 후퇴를 감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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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기 직전의 여명.....소나무가 어느 정도 기울어져 있는지 보시고 바람을 상상해 보시기를..........

마악 일출이 시작 된 순간(오늘은 바다 쪽 수평선에 두꺼운 구름이 있어서 한참 위에서 태양이 나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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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으로 후퇴할 때의 그 참담함이란..........
사실 여기서도 바람은 몸의 중심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서는 굴러 떨어져도 사망은 없는 곳이다.
이 곳에서 다시 사진을 10여 컷 이상 찍게 되었다.
바위를 실루엣으로 넣기도 하고, 소나무를 넣기도 하면서..........
어느 정도 만족을 하면서 하산을 결심했다...
내려가는 길은 15분이면 족하다........
좀 허전했다.
43000냥을 산에 버려두고 가야 하다니..........
바람이 없는 날 절벽 아래를 수색해 봐야겠다.
그리고 이 녀석을 찾으면 자랑스럽게 4편을 이어나가 보자는 결심을 하면서 입술을 깨문다......
==========내 평생 이렇게 쎈 바람은 첨이다....초속 40m는 될거 같다============


삼선으로 후퇴하여 구도도 생각하면서 찍은 사진
댓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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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점/김대성2005.03.20 - 20:53 #170775사진의 분야가 어느 하나 쉬운 분야가 없지만...
그 중 그래도 사진의 꽃이 산의 혼을 담은 사진이 아닌가 합니다...
정말 어렵고 어려운 길을 떠나 한 장의 사진을 제대로 담기가
얼마나 어려운 가는 서락샘의 저 위의 나무 사진 한 장이 모든 것을 말해 주는 듯 합니다....
제가 이 번 토요일 여정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산 사진가들이라고 자부할 만한 분들의
세미나 비슷한 것에 참가 하여 산 사진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끼고 왔습니다
그들의 일생의 열정과 혼이 담긴 사진을 리뷰해 보고
그 사진 하나 하나를 담아 냈을 때의 그 희열의 순간과 어려움을
작가 분들에게 직접 그 날의 상황과 데이터 등 생동감 있는
산 사진에 이야기는 제게 또 다른 커다란 감동의 시간을 만끽했습니다...
전 그 산사진 회원들과의 짧은 대화에서
저는 과감히 말할 수 있었습니다...
열정히 라긴 보다는 미친 것 같다고...
적어도 그 들은 산의 혼에 미쳐 있었습니다
그러지 않고는 그런 사진들을 담아 낼 수가 없다는 것을
이번 만남에서 아주 절실히 깨닭게 되었습니다...
그 들은 산에 일단 오르면 식량이 떨어 지거나
아니면 더 담을 필름이 떨어 지기 전에는 산을 내려 오지 않더군요...
제가 이 번에 느낀 격정의 시간들은 시간을 내서 짧은 수기로 다시 쓰려 합니다만
서 선생님의 그 산 사진에 대한 오늘 이야기 전 충분히 제 마음에
담았습니다...
한 장의 사진을 위해서 전 아주 짧은 시간 용암사 라는 작을 절을 3개월간 집중 공략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지리산 같은 어려운 곳을 10여년을 한달에 거의 보름이상씩을 공략하는
정말 사진에 미친 사나이들을 보고
한 장의 사진은 정말 사진이 아니라 그 들의 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서 선생님의 그 사진에 대한 열정 또한 존경스럽습니다...
글 감사히 읽었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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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ree™-秀珉/오연경2005.03.21 - 09:43 #170783정말 대단하시다는 말밖에는 할말이 없네요..
그만큼 좋은 사진도 감사드립니다.
그래두.. 항상 안전하게..아셨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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