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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범근의 아들 [펌]

      • 옛풍(박경식)
      • 2005.12.16 - 07:22 448 4

    차붐까페에 차두리 선수 어머니께서 올리신 글.
    모두가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한 축구 선수인 자신의 아들의 외로운 투쟁에 대해...





    ---------[몸글]---------------------------------------------




    두리......


    내가 너무 많이 알기 때문일까?
    두리를 바라보는 가슴은 늘 안스럽고 아프다.
    멀리서 묵묵히 바라보기만 하는 아빠.

    그럼에도 늘 힘들게 땀흘려서 얻은 자기 몫을
    그냥 다 아는것 아니냐는 듯이
    '아빠의 덕'이라고 말해 버리는 사람들로 부터 받는 상처.

    거기다 늘 아빠가 원하는 아들이고 싶어 하기 때문에
    매사에 신중하고 반듯하게 생활하려고 애쓰는 신중함.

    사실 나나 아빠는 축구를 잘하는 유명한 선수 이전에
    늘 남들로 부터 존경받는 책임있는 삶을 사는 청년으로 우리 두리가 자라주기를 바란다.

    스타팅에서 제외되서 힘든 시간을 보내던 두리,
    그래도 두리는 매일 혼자 개인훈련을 했단다.

    어느날,
    팀 맛사지사가 "경기도 안하는데 뭐하러 그렇게 열심히 하냐?"
    고 물은 모양이다.

    사실 자신이 주전이라고 믿는 선수들의 경우 스타팅에서 빠지기라고 하면
    훈련장에서 감독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살아남기 위해서는 말만하면 쓰는 언론을 향해 자기 불만을 떠들어
    감독에게 부담을 주기도 한다.

    물론 언론은 뛰지 못하는 선수들의 불만이 기사거리로는 훨씬더 가치가 있기 땜에
    선수들에게 자극적인 질문을 해서 불만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두리는 의아해 하는 맛사지사에게
    "나는 입으로 나의 위기를 벗어나고 싶지는 않다.
    더 열심히 해서 실력으로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고 설명을 했단다.

    그 자리에서 맛사지사,
    난 너에게 무릎꿇어 존경을 보낸다며 무릎을 꿇는 시늉을 해보이더란다.
    나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너무나 기특하고
    또 어려움을 아빠가 원하는 방식대로 이겨내려고 애쓰는 그 마음이
    고마워서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

    며칠전 누구에게 그 얘기를 전해 주면서도
    또 눈물이 나는걸 참 힘들게 참아야만 했다.

    축구선수, 이게 인생의 끝이 결코 아니다.
    나는 두리에게 자주 얘기한다.
    너를 만난 많은 사람들이 언젠가 너하고 같이 일할 기회가 왔을때
    주저없이 기쁜 마음으로 너를 선택할수 있는 삶을 살아라고.

    선수생활을 하는동안은 사실 팀이 필요로 하는 실력만 갖추면
    감독은 그 인간성이 어떻든지간에 그 선수를 쓸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이후는 다르다.
    다시보고싶지 않은 선수도 있고
    가끔씩 고마워서 생각나는 선수도 있다.

    [차범근선수] 감독님을 가르치신 선생님들은 아직도
    우리를 보고싶어하고 도와주고 싶어 하셨다.
    감독님께서 유난히 독일에서 사랑을 받는 이유도
    바로 그런부분이 가장 큰 이유가 될수도 있다.

    두리를 가르친 많은 감독들은 칭찬한다.
    '아주 교육을 잘 받은 고급스러운 청년'이라고
    나는 이런 칭찬이 실린 기사를 읽을때면
    흐믓하기도 하지만 얼마나 많은 인내를 했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져려오는 것이다.

    시즌초,
    두리가 계속 주전으로 나가다가 처음 스타팅에서 빠지던날,
    감독은 아침식사후 두리에게 같아 산보를 하자고 했단다.
    "두리, 감독도 사람이야.
    나도 좋은사람이 있고 싫은 사람이 있을수 밖에 없다.
    오늘 나는 너를 스타팅에서 빼는데 진짜 가슴이 아프다."
    .......

    생활을 보고 두리에게 감동하는 감독.
    어떻게 해서든지 도와주고 싶었을것이다.
    차붐의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아끼고 싶은 제자로서 말이다.
    감독도 생각하고 느끼는 사람이니까.

    아직 한번도 감독을 만나보지 못했지만
    지난 해인가 어느 신문의 인터뷰에서 푼켈 감독도 똑같은 말을 했다.
    반듯한 청년이라고!

    인생은 길다.

    선수생활이 끝나면 모든걸 결산해야 하는게 인생은 아니다.
    오늘도 경기를 마친 두리에게 물었다.

    "경기 재미있게 했어?"
    나는 잘 했느냐고 묻지는 않는다.

    그게 중요하지는 않으니까.
    단지 좋은 경기를 하고나면
    주변의 잡음이 줄어들고 본인이 마음 편해하니까
    나는 감사한 것일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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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4

    • Profile 0
      slrgolfer[李周烈]
      2005.12.16 - 09:08 #186418
      ^^
    • Profile 0
      young54(권영일)
      2005.12.16 - 10:27 #186419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예뿡님 잘 계시죠? 황산벌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않고 잘 사는 여유가 보입니다. 글이 좋아서 퍼갑니다. 나는 축구매니아가 아닌가벼~~ 차붐까페 모르걸랑요^^

      잘 나가는 축구선수이기 이전에, 조금만 잘 못해도 아버지의 이름이 먼저 거론되는.. "차붐의 아들"이란 명칭을 달고서 두배로 힘겨울 수 있는.. 그런 자신의 아들이 힘겹게 버텨나가는 것을 보는 엄마의 지극한 마음이 배어나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애정어린 눈길과 함께 지극히 균형잡힌 평상심으로 아들을 바라볼 줄 아는.. 멋있는 분이네요. 느낄 점이 아주 많습니다.
    • Profile 0
      녹차/박은주
      2005.12.16 - 10:55 #186420
      감동이네요..
    • 0
      옛풍(박경식)
      2005.12.16 - 14:53 #186421
      오은미씨가 조용히 뒷바라지를 잘 하시는 분으로 알고 있어요
      순한 차범근씨도 해외 선수생활할 때 그 역할을 했고, ,,

      .
      .
      영오사님 잘 계시죠?
      오지에서 책 쓰시느라 술 고프실텐데.. 곧 나오셔서 번개함 때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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