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에서

한바탕 눈이 퍼붓고 간 오후에 카메라 가방 둘러메고 집을 나섰습니다.
엄청나게 내린 눈에 약간은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차로는 눈이 녹아 막힘없이 달릴 수 있었습니다.
'눈 사진을 어디에서 담으면 좋을까, 시골마을로 가 볼까?' 궁리하다가 현충원으로 정하고 방향을 틀었습니다.
사진을 하기 전부터 나태해지거나 인생에 대해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할 때 찾았던 현충원이 새하얀 옷을 입고 환하게 맞아 주었습니다.
2시간가량을 혼자서 돌아다니자니 참배객 숫자만큼 사진 찍으러 오신 분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빠른 속도로 채워져 가는 묘역들을 뒤로 하고 사진을 찍는 행위가 종종 송구스럽기도 합니다.
특히 일반 사병의 묘역을 지나칠 때면 더욱 숙연해집니다.
그런 말이 있지요. "내가 허투로 보낸 오늘이 어떤 이가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이라고,
현충원을 걷다보면 그런 말들이 떠오릅니다.
못다 핀 꿈을 접고 한 줌 재로 남은 이들의 넋은 얼마나 원통할까? 또 그들을 가슴에 묻은 가족들의 한은?
처음에 현충원을 찾았을 때는 엄숙한 분위기에 눌려 숙연한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인적이 드문 현충원을 찾는 요즈음은 누구라도 자주 찾아 줘야 젊은 넋들이 위로받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젊은 꿈이 묻힌 것이 결국은 국민이 편안히 살도록 살신성인한 것이니 그들의 넋을 위로 하는 것은 그들을 기억하며
지금의 시간을 누리는 것이라는 생각도 감히 듭니다.
오후 5시가 넘어서는 시간,
정적을 가르며 통곡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이제까지 수차례 와봤어도 그렇게 절규하며 우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눈이 쌓여 앉을 자리도 변변찮은 비석 앞에서 어미가 목 놓아 곡을 합니다.
그 어미의 가슴 미어짐이 제 가슴으로 전이됩니다.
사진을 통해서 나는 새로운 세상과 만나고 있는데,
어미는 자식을 지난 시간 속에 묻어두고 그리움에 몸부림치나 봅니다.
그 어미의 한이 빨리 치유되기를 아니 무뎌지기를 기원하며,
서둘러서 현충원을 빠져 나왔습니다.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현충원,
우리의 젊은 넋들을 위로하고 또 자신을 재발견하러 한번 찾아가 보세요.





피오나 / 宋容淑 님의 최근 댓글
오랜만입니다. 이제는 댓글 달기도 멋쩍어져서.....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참석합니다. 설마... 중도에 폭파 될 일은 없겠지요? ^^* 2011 11.04 여분의 자리가 있나요?참석하고 싶습니다. 2009 09.08 권장 도서 3종 셋트 주문합니다. 2009 02.11 뒷동산님. 그쪽 동네 무척 그립습니다.7시 전에 노래방비가 4,000원 이라니...요즘 배운 신곡 테스트하러 함 가봐야겠어요. ^^*모든 분들의 미끼(?)는 이해가 가는데오내사님과 노래방은 좀~~..한번도 들은 적이 없어서리 매치가 안되네요.저도 모두 뵙고 싶네요.맛갈나는 글 재미있게 봤습니다. 2009 01.22 어떤 책일지, 무척 기대됩니다. 간만에 아베스에 간다니 유쾌한 분위기가 그려지고... ^^* 참석합니다. 2008 09.23